누리호 5차 발사, 낮에 쏘는 걸 처음 봤습니다

2026. 10. 7 (화) 낮 12시 25분 —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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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석
2026년 10월 14일 · 누리호 5차 발사
뉴스 🚀 관람기
🚀 발사 시각2026. 10. 7 / 12:25
📡 탑재 위성15기 (역대 최다)
🛸 목표 궤도570km 태양동기궤도
✅ 발사 결과성공

누리호 발사를 챙겨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낮에 발사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10월 7일 화요일, 점심시간에 유튜브를 틀어두고 카운트다운을 기다렸습니다. 밤이나 새벽에 발사하면 뭔가 장엄한 느낌이 있는데, 대낮의 파란 하늘을 가르는 누리호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낮 발사, 가을 하늘 — 젤리피시 효과

이번 발사에서 유독 많이 언급된 것이 '젤리피시 효과'입니다. 1단 분리 직후 2단 엔진이 점화될 때, 배기가스가 해파리 모양처럼 동그랗게 퍼지는 현상입니다. 이게 생기는 조건이 고도가 올라갈수록 대기압이 낮아지면서 배기가스가 사방으로 퍼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인데, 이걸 카메라에 담으려면 낮이어야 합니다.

야간 발사에서는 엔진 불꽃 자체는 보이지만 배기가스가 퍼지는 모양은 잘 안 보입니다. 10월 대낮에 발사된 덕분에, 고도 66.5km 부근에서 1단이 분리되고 2단 엔진이 켜지는 순간의 가스 확산이 선명한 영상으로 남았습니다. 생중계를 통해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는데, 뭔가 우주 교과서에서 보던 그림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이었습니다.

🪼 젤리피시 효과(Jellyfish Effect)란
발사체가 고도 수십km에 도달할 무렵, 주변 대기압이 충분히 낮아지면 엔진 배기가스가 노즐 밖으로 사방으로 퍼지며 해파리 모양처럼 보이는 현상입니다. 낮에 발사할 때, 그리고 맑은 날씨일 때 카메라에 가장 선명하게 찍힙니다. 야간에는 불꽃만 보이고 가스 확산은 잘 안 보여서, 이번 10월 낮 발사에서 특히 뚜렷하게 관측되었습니다.

이명현 천문학자와 함께 본 발사

MBC 손석희의 12시에서 이명현 천문학자가 발사 당일 생방송으로 해설해주는 걸 들었습니다. 이명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항상 기술적인 수치보다는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게 좋습니다. 누리호가 몇 단으로 나뉘고 고도가 몇 km인지 같은 내용은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 발사가 한국 우주 개발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분 특유의 시선이 있습니다.

이번 5차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한 이후 두 번째 발사입니다. 발사통제센터(LCC)의 22개 콘솔 중 20개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원이 직접 운용했다고 합니다. 이전까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적으로 운용하던 것을 민간이 대부분 맡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뉴스페이스, 민간 주도 우주 시대라는 말이 실제로 눈에 보이는 숫자로 나타나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지연 없이 예정 시각에 발사됐습니다

사실 이게 저한테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누리호 역대 발사 중 처음으로 발사 지연 없이 예정된 시각에 정확하게 발사됐습니다. 1차부터 4차까지는 기상, 기술적 점검 등으로 발사 시각이 조정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발사 당일 아침 8시 45분에 발사관리위원회 브리핑에서 최종 발사 시각을 12시 25분으로 확정했고, 그 시각에 그대로 발사됐습니다. 작은 것 같지만, 시스템이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신호입니다. 기상 예측의 정밀도가 높아진 것도 있고, 체크리스트와 인원 운용이 안정화된 것도 있겠지요. 연습을 많이 하다 보면 당연해지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 2026년 10월 7일 발사 당일 타임라인
08:45
발사관리위원회 브리핑 — 최종 발사 시각 12시 25분 확정
10:50
연료 탱크 충전 완료
11:15
발사체 기립장치 철수 시작
12:25
발사 — 예정 시각 그대로. 역대 누리호 최초 지연 없는 발사
12:37
고도 575.4km 도달 — 3단 엔진 정지
12:38~12:42
초소형군집위성 2~6호 순차 분리
12:42~12:43
큐브위성 9기 분리 (PERSAT 1기 제외)
13:08
초소형군집위성 6호 —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 최초 교신 성공
17:52
초소형군집위성 5호 — 5기 전원 당일 교신 성공 확인

결국 이게 계속 쌓이는 것

누리호 5차 발사는 15기 탑재, 지연 없는 발사, 민간 주도 운용 확대, 당일 위성 전원 교신 성공까지 여러 면에서 이전보다 나아진 발사였습니다. 화려한 첫 발사의 흥분은 없지만, 이렇게 쌓아가는 신뢰가 결국 우주 산업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스X도 처음부터 지금 같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이번에도 유튜브로 봤는데, 언젠가 나로우주센터 근처에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고흥이 생각보다 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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